서론
운동과 신체활동의 참여가 공공의 보건과 삶의 질에 관한 문제에 있어 주요 정책 및 과제로 주목받기 시작하면서, 미국스포츠의학회(The American College of Sports Medicine)에서는 사망률 감소 및 신체기능 향상에 기여 하고자 질병, 연령 및 직업을 고려한 맞춤형 운동 가이드라인을 권장하는 등 운동과 신체활동의 중요성을 강조하였다[1,2]. 운동과 신체활동의 중요성은 학교와 지역사회를 중심으로 스포츠에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관련 정책과 인프라의 구축 및 사람들의 운동과 신체활동에 참여하는 시간과 빈도를 늘리는 계기가 되었다[3]. 그러나 운동과 신체활동은 운동손상률을 증가시켰으며, 심각한 운동손상은 신체기능 감소와 장애를 일으켜 일상생활 수행능력과 노동력의 감소, 의료비용 증가 및 운동선수의 조기 은퇴 등 사회, 경제적 손실을 증가 시키고 있다[4].
의과학자와 운동과학자들은 운동손상에서 빠르게 회복시킬 수 있는 의학적 치료와 재활운동프로그램 개발 및 적용에 초점을 맞추어 연구를 수행하였지만[5], 막대한 경제 손실과 신체적 기능저하 및 장애를 예방하기 위한 필요성이 제기됨에 따라 운동손상예방(sports injury prevention; SIP)을 중심으로 연구의 패러다임이 전환되었다[6]. 운동손상은 고유수용감각(proprioception)과 근신경 조절(neuromuscular control) 및 해부학적 정렬 등 개인의 생물학적 특성과 같은 내재적 손상(intrinsic injury)과 경기장 환경, 부적절한 장비 및 잘못된 훈련 등과 같은 외재적 손상(extrinsic injury)으로 분류할 수 있으며, 분류된 운동손상기전을 근거로 다양한 측면에서 SIP를 위한 전략들이 제시되고 있다[7,8]. 하지만 외재적 손상에 비해 내재적 손상의 비율이 높아지고 있는 추세이며, 외재적 손상 기전이 내재적 손상 기전에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고되면서, 내재적 손상의 예방을 위한 SIP 프로그램 개발에 대한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9,10].
기능적 운동(functional training; FT)은 스포츠 트레이닝 분야에서 운동수행력 향상과 재활운동 분야에서 신체기능의 회복을 위한 훈련의 개념으로 구분할 수 있다. 스포츠 트레이닝 분야에서 FT는 고유수용감각을 활성화시키고, 근신경 조절능력 향상을 위한 통합적 운동프로그램을 구성하여 종목의 특성에 적합한 운동수행력과 기술을 강화하는데 활용되고 있다[12]. 재활운동 분야에서 FT는 운동손상 후 재활 운동의 마지막 단계에서 적용되며, 손상된 고유수용감각과 근신경 조절능력 회복을 도모하여 일상생활 및 스포츠 현장으로 복귀하고자 하는 환자 및 운동선수에게 적용되고 있다[11]. 결과적으로, FT는 스포츠 트레이닝과 재활운동 영역에서 모두 적용되고 있으며, 고유수용감각과 근신경 조절에 초점을 맞춘 훈련은 SIP와 FT에서 공통적으로 강조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SIP와 FT의 관련성을 상세하게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된다.
한편, FT의 핵심은 근육, 관절 및 신경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신체가 개별적으로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통합적인 조절을 통해 신체를 움직이는 것이며, 체간의 안정성과 사지의 가동성을 조정하여 최적의 운동수행력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13,14]. Michael Boyle [15]은 ‘기능적 운동은 동작의 훈련’이며, 근신경 조절과 관련된 운동제어 영역을 강조한 훈련프로그램이 FT의 핵심이라고 주장하였다. 특히 고유수용감각의 기능 촉진을 통한 각 관절의 안정성을 담당하는 근신경 조절능력 강화는 기능적 불안정성(functional instability)을 감소시키고, 특정한 운동에 맞는 복합적인 능력을 증진시키기 때문에 FT의 포괄적 효과 즉, SIP 측면에서 FT를 활용할 수 있는 과학적인 근거와 개념 정립이 필요하다[16].
전술한 바와 같이 FT는 운동수행력 향상과 재활 운동 측면에서의 효과가 입증되어 SIP를 위한 핵심적 전략으로 판단되지만, SIP 측면에서의 FT 연구는 활발하지 못한 것이 현실이다. 따라서 이 연구에서는 2014~2020년에 발간된 문헌들을 고찰하여 SIP와 FT의 특징을 분석해 보고, 이에 따른 SIP와 FT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고자 한다.
1. 운동손상예방
운동손상요인을 종목별로 면밀히 분석한 후 구조화하여 프로그램을 만들고 성공적으로 보급한 사례를 살펴보면, 대표적으로 축구 손상예방 프로그램인 ‘FIFA 11+’ 와 국제올림픽위원회(International Olympic Committe) 및 오슬로 스포츠 트라우마 연구센터(Oslo Sports Trauma Research Center)가 공동으로 연구하여 개발한 ‘Get Set-Train Smarter’ 어플리케이션을 예로 들 수 있다.
‘FIFA 11+’ 프로그램은 중심부(core) 트레이닝, 근신경 조절, 균형, 플라이오메트릭, 민첩성 및 하지 정렬(lower extremity alignment)등 복합적이고 다면적인 요소가 포함되었으며, 축구의 움직임과 동작 특성을 반영하여 러닝과 동적 스트레칭, 중심부와 다리 근력강화 및 높은 속도에서 플랜팅(planting)과 커팅(cutting)이 강조된 3개의 주요 과정(module)으로 구성되었다. 특히 축구에서 발생하는 운동손상기전을 분석하여 경기 시작과 끝나기 15분에 주로 나타나는 운동손상 형태 즉, 자세제어 및 신체 조절능력의 감소로 나타나는 발목, 무릎 및 허벅지 손상에 대비하여 프로그램이 개발되었다[17]. Sadigursky et al. [18]은 ‘FIFA 11+’ 프로그램이 여성, 남성, 프로 선수 및 아마추어 축구 선수의 비 접촉 운동손상발생 비율을 감소시키는 것으로 보고하였으며, ‘FIFA 11+’을 체계적 문헌고찰(Systematic Review)한 연구에서는 ‘FIFA 11+’가 운동손상률 감소와 운동 수행력 개선에 효과적이라고 하였다[19].
‘Get Set-Train Smarter’ 프로그램은 SIP에 초점을 맞추고, 보다 더 효과적이며 과학적 근거를 기반으로 한 FT의 루틴을 운동선수 및 운동을 즐기는 모든 사람들에게 제공하는 데 그 목적이 있다[20]. ‘Get Set-Train Smarter’는 56개의 스포츠 종목 특성에 맞는 운동손상예방 프로그램을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무료로 제공하여 비용절감 측면에서 효율적인 대안을 제시하였으며, 최소한의 장비를 이용하여 수준에 맞는 단계를 선택할 수 있는 안정성과 편리한 접근성은 종목별 운동선수 및 일반인들이 이용할 수 있는 측면에서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20]. 특히 ‘FIFA 11+’와 국제올림픽위원회 및 오슬로 스포츠 트라우마 연구센터는 SIP를 위해 올바른 생체역학적 동작을 위해 연결된 운동 사슬 형태의 근신경 조절과 중심부 안정성, 근력강화 및 균형의 통합과 운동제어(motor control)에 대한 인지(awareness)가 강조된 동작들을 ‘Get Set-Train Smarter’ 프로그램에 반영하였으며, 균형판 위 에서 한발 균형잡기(one-legged balance on airex), 케틀벨 스윙(kettlebell swing) 및 바닥에서 한발 수직 점프(one-legged horizontal jump onto floor) 동작은 ‘Get Set-Train Smarter’ 프로그램의 일부로 스포츠 종목의 특성에 맞게 구성되어 있다[21].
이외에도, Root et al. [22]은 착지기술과 수행력 개선을 위한 운동프로그램을 중고등학교 여자 축구(soccer), 피구(dodge ball), 크로스컨트리(cross-country) 및 미식축구(football) 선수들에게 적용한 결과, 하지운동손상을 예측할 수 있는 착지오류점수 시스템(landing error scoring system)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보고하였으며, 고유수용감각 훈련을 단계별로 6년간 적용한 결과, 프로 농구선수의 발목과 허리 손상을 감소시키고, 신인 선수의 고유수용감각 조절능력을 향상시켰다[23]. 근신경 훈련을 강조한 SIP 프로그램은 중∙고등학교 여자 축구, 배구 및 농구선수[24]와 이탈리아 리그에 참가한 여자 프로농구선수[25]의 운동손상 감소에 효과적이며, 운동을 기반으로 한(exercise-based) SIP 프로그램은 고등학교 크리켓(cricket) 선수의 어깨와 대퇴 근력 및 Star Excursion Balance Test(SEBT)를 유의하게 증가증가시킨 것으로 보고하여 임상적으로 운동손상의 위험을 완화시킬 수 있는 의미있는 결과를 도출하였다[26]. 또한 Sakata et al. [27]은 관절운동범위, 균형 및 자세 제어 등 신체기능을 강조한 운동프로그램을 초등학교 야구선수에게 적용한 결과, 팔꿈치 내측 손상 감소에 효과가 있다고 보고하였다.
결론적으로 스포츠 종목별로 발생되는 운동손상기전 분석과 종목의 특성을 반영한 자세 및 움직임이 강조된 SIP는 운동손상을 예방하기 위해 특별히 고안된 프로그램이며, 정확한 운동 동작과 올바른 기술을 사용하도록 자세 및 근신경 조절능력을 개선하는 것이 SIP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향후 연구에서는 ‘FIFA 11+’ 프로그램이 제시한 방향성과 같이 각 종목별 특성에 맞는 운동프로그램과 수준 및 단계별 과정 등 새로운 콘텐츠가 개발되어 스포츠 현장에 적용 되야 한다. SIP와 관련된 운동프로그램의 구체적인 내용은 <Table 1>과 같다.
2. 기능적 운동
FT는 일상생활 및 스포츠에서 발생되는 동작들을 훈련에 반영하여 효율적인 움직임을 만들기 위한 수단이며, 상체와 하체에 다양한 근육을 동시에 사용하는 동시에 중심부 안정성 측면을 강조하는 운동이다. 일상생활 및 스포츠에서 발생되는 동작은 걷기, 점프, 달리기, 들어올리기 및 방향전환 등 다차원적인 요소들이 복합적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운동과 훈련의 목적에 부합될 수 있도록 FT 특성이 구체적으로 제시 되야 한다[15].
Gambetta & Radcliffe [28]는 일상생활과 스포츠에서 발생되는 동작과 유사한 움직임이 운동과 훈련에 반영되어야 하며, 3가지의 운동면(시상면, 관상면, 횡당면), 다관절 및 운동사슬을 강조한 운동 형태가 FT에 부합된다고 하였다. 반면에 고립된 형태의 특정 근육의 사용은 빠른 신경적응으로 근 비대가 단기간에 일어나지만 스포츠에서 발생되는 동작 즉, 자유로운 형태의 기능적인 움직임이 제한될 수 있다[29]. 기능적 움직임은 정확성과 효율성을 갖춘 동작의 패턴과 운동사슬에 따라 발생되는 이동성과 안정성을 고려한 근신경 조절능력이 중요하며[30], 고유수용감각의 활성화는 근신경 조절에 필수적이다[31]. 고유수용감각은 기계수용체로부터 감각 정보를 통합하여 신체의 위치와 움직임을 결정하며, 단순한 동작보다 스포츠와 같이 복잡한 움직임이 발생되는 환경에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다[32]. 또한 고유수용감각의 민감도 향상은 발생된 힘의 크기와 동요(perturbation) 및 속도(speed)를 정확하게 감지하고, 감지된 정보를 기반으로 근육의 활성화와 관절 운동에 반응하여 자세 제어와 움직임 개선에 효과적이다[33].
FT는 성인의 건강관련 체력[34]과 중년여성의 신체 구성과 기능적인 체력[35] 및 노인의 근력, 근파워, 민첩성 및 균형감각[36] 개선에 효과적이다. 특히 테니스 종목의 특성과 운동사슬을 고려한 FT는 테니스 선수들의 유연성(flexibility), 수직점프(vertical jump), 가속(acceleration), 민첩성(agility), 균형(balance) 및 기능적 움직임 평가(functional movement screen; FMS) 등 운동수행력 개선에 효과적이며[37], 중심부 안정성과 상체와 하체의 유기적인 움직임이 강조된 FT는 고등학교 농구선수선들의 근력과 유연성을 증가시켰다[38]. 또한 기본적인 움직임과 비대칭적 움직임으로 구성된 FT는 프로축구선수의 생리 및 생체운동능력(biomotor abilities)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었다[12].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FT는 건강과 운동 체력 및 경기력 향상이 필요한 일반인 및 운동선수의 ‘기능 강화’의 목적으로 적용되었으나, 손상된 부위를 손상 이전의 상태로 되돌리고 일상생활 및 운동 현장에 복귀하기 위해 ‘기능 회복’이 필수적으로 강조되면서 FT의 영역과 개념이 확장되고 있다. FT와 관련된 운동프로그램의 구체적인 내용은 <Table 2>과 같다.
3. 기능적손상예방
신체의 위치, 관절의 운동 및 근육에 발생된 힘을 신경계에 전달하는 기계적 수용체의 기능 감소는 고유수용감각 및 근신경 조절 시스템의 혼란을 가중시키고 감각-운동 기능(sensory-motor function), 관절 안정성 및 정렬(alignment)을 변화시켜 운동기능의 감소와 운동손상을 초래 할 수 있다[39]. FT는 경기력 향상에 필요한 동작 및 운동수행력 개선을 위한 훈련방법과 운동 손상 후 현장 복귀를 위한 재활 운동으로 사용되어 왔으며, 각각의 영역에서 FT에 대한 개념들이 구체적으로 정립되었다. 두 가지 영역에서 FT는 접근 방식과 대상 및 환경에 있어 다소 차이가 있지만, 고유수용감각의 활성화 및 근신경 조절능력이 통합된 동작을 훈련에 핵심요소로 반영하고 있어 SIP와 관련성이 높은 것으로 생각된다. 게다가 내재적 손상 요인 즉, 신체능력과 기술 및 컨디셔닝 저하는 경기력 감소 및 운동손상 증가와 관련이 있으며, 고유수용감각과 근신경 조절능력이 감소되는 현상이 보고되어[16] FT와 SIP의 특징들을 모두 반영한 훈련 프로그램을 개발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된다.
기능적손상예방(functional injury prevention; FIP)은 운동수행력 향상과 운동손상예방을 위한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FT와 SIP가 결합된 훈련 프로그램이다.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FIP 프로그램이 스포츠 현장에 활용되고 정착되기 위해서는 과학적 근거와 함께 발전적인 실행 전략들이 필요하다고 판단된다. 따라서 몇가지의 핵심 사항들을 포함하여 FIP에 대해 검토할 것을 제안한다. 첫째, FIP는 ‘FIFA 11+’과 같이 종목의 팀과 집단에 적용할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구성되어야 할 것이다. 둘째, FIP는 운동강도(intensity), 조정(coordination), 속도(speed), 민첩성(agility), 관절운동범위, 평형성(balance) 및 점핑(jumping) 훈련 등 다차원적 요소들이 종목의 특성에 부합되는 형태로 프로그램에 조합되고 반영되어야 한다. 셋째, FIP는 SIP와 FT의 상호 관련성에 관한 다각적인 측면의 연구들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며, 각 운동 종목별, 신체 부위별, 연령별, 전문운동선수 및 동호인과 같은 참가자 유형별 등으로 FIP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그 효과들을 구체적으로 검토해야 할 것이다.